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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오타 치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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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 언어›, 2020
    장소 특정적 설치
    (재)광주비엔날레 커미션

     

    GB 커미션을 위한 시오타의 장소 특정적 설치 신작은 구 국군광주병원 본관에 위치한 작은 성당에 머물고 있는 기억, 영혼과 공명한다. 실타래와 성경책의 페이지들을 복잡하게 엮어낸 작가의 설치 작품은 5·18민주화운동과 함께 도래한 불안정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존재를 투영하며, 장소에 남겨진 흔적과 잔해에 스며 있는 사람들의 삶을 담아낸다.

    16세기 일본에 소개된 기독교를 비롯한 문화적 영향, 특히 신념 체계와 인간의 지각 작용에 대한 영향은 ‹신의 언어›의 단초가 되었다. 많은 이들이 기독교를 받아들였지만 국왕 히데요시는 신흥 종교를 위협이자 사회 안정을 뒤흔드는 영향력으로 인식했고 수많은 신자들을 핍박했다. 나아가 새로운 이념적 기반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성경책을 소유하거나 기독교의 상징을 내보이지 못하도록 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 때문에 ‘구전’ 신앙의 중요성이 커졌다. 하지만 구전을 거치며 정보가 수없이 변형되었고 많은 오해가 생겨났다. 일본의 초기 기독교인들은 성경에 불교의 본질에 대한 경도를 집어넣는 경우가 빈번했다. 인간을 현존 세계에서 살아가게 된 신의 형상을 따라 지어진 존재로 묘사하는 불교의 개념이 이들 신앙의 토대였다.

    “우리 마음과 생각과 감정이 우리를 움직이게 만들고 우리의 신념과 결정의 원천이 된다. 몰래 기독교를 믿었던 기독교인들은 기독교를 믿고 싶었지만 자신들이 믿을 만한 것으로 기독교를 변형시켜야 했다. 이는 정신적 이주이다”라고 작가는 기록한다. 성경책의 페이지들이 부유하는 시오타의 설치 작품은 정경(正經)이 아니라 새로운 의미를 각색하는 행위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정신적 이주의 개념을 고찰한다. “개개인의 생각 속으로 사라진, 잊혀진 단어들처럼 성경책의 페이지들이 공중을 떠다닌다.”

     

    시오타 치하루(1972년생, 오사카)는 베를린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인간의 감정에서 영감을 얻어 이를 보편적인 인간의 관심사로 확장한다. 작가는 일상적인 오브제를 모아 거대한 실타래 구조로 에워쌈으로써 기억의 개념을 재정의해 왔으며 설치 및 조각, 회화와 퍼포먼스 비디오를 통해 ‘부재 속의 존재’라는 감각을 고찰해왔다. 세계 각지에서 «The Soul Trembles»(모리미술관, 도쿄, 2019), «Embodied»(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미술관, 2018), «Beyond Time»(요크셔 조각공원, 2018), «A Long Day»(K21 쿤스트잠룽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뒤셀도르프, 2015), «Over the Continents»(스미소니언 국립 아서 M. 새클러 갤러리, 워싱턴 DC, 2014) 등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또 오쿠노토 트리엔날레(일본, 2017), 시드니 비엔날레(호주, 2016), 에치고 쓰마리 아트 트리엔날레(일본, 2019) 등 다수의 국제 전시에 참여했다. 2015년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관 참여 작가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