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웅 극장(극회 광대, 놀이패 신명, 극단 토박이의 등장인물 연구)›, 2014/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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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아라카아와 임인자의 협업으로 제작된 ‹비영웅 극장(극회 광대, 놀이패 신명, 극단 토박이, 가상극단 아스팔트의 극중인물연구)›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전후 광주 지역 연극의 변천사에 주목하며, 사회운동과 문화적 재현의 상관 관계를 새롭게 해석한다. 유신을 거쳐 신군부 체제에서 발족된 극회 광대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하고, 이후 극단 신명과 토박이로 분리된다. 신명과 토박이는 각각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추구하며 마당극, 탈춤, 연극과 같은 극 형식으로 군부독재 정치에 저항하고 시민정신을 고양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제10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선보인 ‹비영웅 극장›에서 에이 아라카와와 임인자는 1980년대에 발족된 제3의 가상 극단 아스팔트를 추가했다. 극단 신명과 토박이의 서사와 극중 인물들의 영향을 받은 가상 극단은 대안적 서사를 통해 사회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예술 활동에 개입되고 확장되는지 질문한다. 또한 5·18민주화운동 당시 헌혈에 참여한 호남동 여성들, 음식을 날라준 시장통 아주머니 등 영웅이 아닌 주목받지 못했던 인물들을 제시하면서, 공동의 자산으로서의 광주의 모습을 새롭게 그린다.
에이 아라카와(1977년 일본 출생)는 1998년부터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퍼포먼스 작가이다. 그는 2019년에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했다. 작가는 즉흥적으로 관객들을 참여하게 함으로써 공연자와 관객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이를 통해 수동적인 관람객을 퍼포먼스의 능동적 주체로 전환시킨다. 서구 근대 이념에서 발현된 개인주의 개념에 바탕을 둔 현대미술의 맥락에서 아라카와가 다른 예술가들과 관객과의 협업을 자신의 실천적 작업의 교차점으로 구축한 것은 자신의 작품을 “자아”라는 주관적인 틀에서 해방시키려는 의도로볼수있다.그의퍼포먼스작업은 조각 프로젝트 뮌스터(2017년 6월), 루드비히 박물관, 쾰른(2017년), 제9회 베를린 비엔날레(2016년), 브란호르스트 박물관, 뮌헨(2015년), 휘트니 비엔날레, 뉴욕(2014년), 카네기 인터내셔널, 피츠버그(2013년), 테이트 모던, 런던(2012년), 뉴욕현대미술관 등에서 선보여졌다.
임인자(1976년 인천 출생)는 연극을 전공하고, 연극을 매개로 사회와 예술을 잇는 다양한 작업을 해왔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변방연극제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제도의 안팎이 아닌 대감금의 역사로서의 변방의 의미를 탐색하면서 2013년 말부터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모임 총무를 역임하기도 하였다. 2015년부터는 예술에 대한 검열과 블랙리스트에 저항하는 싸움을 전개했고, 2016년부터 5·18민주화운동 사적지를 해설하는 오월지기로서 봉사하고 있으며, 2017년 촛불집회가 있었던 광화문에 “광장극장 블랙텐트”를 설치하고 운영하였다. 현재는 차별과 폭력없는 안전한 창작환경을 위한 한국공연예술자치규약을 제작하는 일에 참여하고 있으며, 광주에서 소년의서라는 독립출판사이자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