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훈은 소리로 자연과 도시의 풍경을 읽는다. 그는 사운드스케이프로 작업한다. 사운드스케이프는 사운드와 랜드스케이프의 합성어로, 현장에서 들리는 자연적이고 인공적인 소리를 포괄하는 소리환경을 뜻한다.
광주 사운드스케이프를 통해 그는 1980년 5월 광주의 무대가 되는 공간을 찾아 소리를 녹음했다. 계엄군에게 희생 된 피해자들의 시신이 안치되었던 상무관, 그리고 그들이 영원히 잠들어있는 국립 5.18민주묘지, 젊은 학생들이 함성을 함께 한 전남대학교의 교정, 5월 광주를 상징하는 구) 전남도청 광장, 무장군인에 의해 무차별적인 학살이 벌어진 주남마을 등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공간들의 소리를 담았다.
작가는 소리를 녹음 할 때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고 공간이 주는 고유한 진동을 담고자 했다. 2018년 5월 자정 즈음 적막함을 느끼며 녹음한 국립 5.18 민주묘지에는, 헬리콥터 소리와 웅성대는 소리 등 마치 1980년 5월을 떠올리게 하는 소리가 녹음되었다. 그는 사운드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시간의 흐름이 결코 단절되지 않고 계속해서 연결되어 있음을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