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학교>, 2020
자수및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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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제공
루크레시아 리온티의 새로운 설치 작업 ‹피부 학교›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다룬 자수 및 섬유 작업 시리즈로, 과거의 역사가 어떻게 지금까지 집단과 개인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형성해왔는지 묻는다. 이 프로젝트는 억압의 역사와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당시(1976~1983) 설립된 340개 이상의 불법 구금, 고문 및 학살 수용소를 기반으로 한다. 그중에서도 작가는 자신의 고향인 투쿠만 주에 1975년도에 실험적으로 설립된 첫 번째 수용소인 파마이야 학교의 물리적 성격과 흔적을 탐구한다. 작가는 수용소 구금 당시 눈이 가리워진 채 칠판에 머리를 부딪혔던 생존자들의 기억을 토대로 학교의 낡은 칠판 이미지를 차용하고 탐구하며, 이를 통해 칠판을 고문의 증거이자 동시에 아르헨티나와 한국 사회를 반인도적 범죄로 이끈 서사를 ‘탈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의 잠재력을 응축해서 보여준다. 이 서사는 아직도 세계 곳곳의 민주주의와 그 지속 가능성을 위협한다. 멜랑콜리적인 태도를 적대시하는 리온티의 작업들은 지난 40년 동안 실종된 손자들의 행방을 찾으면서 모든 실종자들의 신원 회복을 주장하고, 무엇보다 이를 통해 모든 세대의 아르헨티나 시민들에게 귀감이 된 인권 단체 5월 광장 할머니회와도 긴밀한 대화를 나눈다.
루크레치아 리온티(1985년 아르헨티나 출생)는 아르헨티나의 투쿠만과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거주하며 활동한다. 그녀는 콜라주, 드로잉, 회화, 자수, 그리고 설치미술 등의 작품을 만들고, 그중 설치미술은 종종소재,역사,혹은 설치의 의미 등에 관한 짧은 글을 동반한다. 그녀는 자신이 생활하고 작업하는 장소의 역사, 현실, 경제, 사회에 관심이 많으며, 자신의 생존 방법과 그 방식이 수반하는 감정의 기복에 충실하고자 한다. 이러한 특징들은 종종 기하학적 추상이나 다른 미술운동과 관계를 맺는다. 루크레치아 리온티는Bec.AR, FNA Creación(2018), L.E.A.(파에나 예술센터, 부에노스아이레스, 2012), Estímulo Salón de Mayo상(로사 갈리스테오 미술, 산타페, 2019), Museo UNT(투쿠만, 2018)에서 수여하는 대상 등을 수상했다. 또한 EAC 레지던시(Espacio de Arte Contemporáne, 몬테비데오, 우루과이, 2019), 마타데로 레지던시(마드리드, 2017), 콘티 문화센터 레지던시(부에노스아이레스, 2016) 등의 레지던시에 참여했다. 그녀의 작품은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마드리드)과 Le 19, 몽벨리아르 현대미술관(몽벨리아르, 프랑스)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