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비게이션 아이디›, 2014
싱글채널 영상, 컬러, 스테레오
사운드
26분 40초
작가 제공
‹X가 A에게›, 2014
싱글채널 영상, 컬러, 스테레오
사운드
26분 27초
작가 제공
임민욱의 ‹네비게이션 아이디›는 2014 년 제10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서 비엔날레 홀 앞 광장으로 두 개의 컨테이너를 가져오면서 선보였다. 이 컨테이너들에는 친족들이 보관하고 있는 한국전쟁기 민간인 피학살자들의 유골이 들어 있었다. 유족들은 국가 차원의 발굴과 진상 규명, 이에 따른 명예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봄» 전시에서 발표된 두 개의 영상은 이 프로젝트의 기록이다. ‹X가 A에게›는 작가와 여러 공동체가 한국전쟁 당시 정부에 의해 죽임을 당했으나 ‘실종’으로 기록된 사람들의 후손과, 광주 민주화운동 중에 ‘사망’으로 인정받은 이들의 어머니들을 서로 만나게 하기 위해 협업하고 대화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네비게이션 아이디› 영상은 어느 곳도 아니면서 어디서나 보이는 두 개의 컨테이너를 비엔날레로 소환해 생중계 형식으로 담았던 개막식 퍼포먼스의 기록 영상이다. 임민욱의 작품은 ‘국가폭력’이라는 완곡어법이나 통계상의 숫자로 역사의 추상성을 제시하는 대신에, 현실에서 부재를 목격하게 함으로써 추상성을 현전하게 한다. 더 나아가 인간다움에는 규정된 정체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서로의 자리를 떠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이 있음을 가리키면서 광주 민주화운동의 정신과 평등 개념을 뒤돌아본다.
‹네비게이션 아이디›는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교수이며, 한국 진실과화해위원회에서 일했던 한성훈 박사와 공동으로 제작했다. 임민욱 작가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함평, 진주, 경산의 피학살자 유족단체, 5월 어머니 집, 광주 트라우마 센터와 협업했다.
임민욱(1968년 대전 출생)은 설치, 글, 음악, 비디오,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는 근대성에 대한 끊임없는 의구심에서 장르적 구속과 규정을 벗어나려는 수행적 형식들을 통해 아이러니를 배태한다. 그의 작품은 전 지구화가 강화시킨 분리와 정체성의 문제들을 미디어의 조건을 통해 탈영토화하는 데 도전한다. 이동 수단과 열감지 카메라, 방송국 포맷 등을 차용해 속도, 온도, 애도의 장면성을 포착해왔다. «오 탄넨바움 퍼포먼스 프로젝트»(ASAKUSA, 도쿄, 2018), «임민욱 개인전»(티나킴 갤러리, 뉴욕, 2017), «만일의 약속»(플라토 삼성미술관, 서울, 2015) 등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리버풀 비엔날레(2010), 이스탄불 비엔날레(2007), 시드니 비엔날레(2016), 타이베이 비엔날레(2016), 광주비엔날레(2010; 2014), 부산비엔날레(2018) 등에 참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