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3›, 2010/2020
라이트 박스에 디지털 프린트
각 160 × 100 cm
작가 제공
‹거기 2›는 제8회 광주비엔날레(2010)와 함께 사회적 실천에 참여하는 작가들에 초점을 맞춘 5·18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전 «오월의 꽃»에서 처음으로 소개됐다. 당시 설치 모습을 재현한 ‹거기 3›은 전시장을 가로질러 군인과 광주 시민이 서로 마주 보도록 설치됐다. 2010년 당시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1980년 민간인 시위 진압을 위해 병력이 배치됐던 광주의 군사기지를 찾아갔다. 작가는 그곳에서 사진을 촬영한 날짜와 시간을 나타내는 빨간색 메모를 들고 있는 군인을 촬영했다. 반대편에 설치된 또 다른 사진은 그 사진의 촬영 일시가 적힌 빨간 카드를 든 민간인 여성을 담고 있다. 이 사진은 1980년 범시민 궐기대회가 개최된 민주광장에서 촬영됐다. 비록 두 인물 모두 5·18민주화운동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이긴 하지만, 서로를 마주하고 있는 그들은 관객에게 당시 군인과 시민 사이의 교착 상태를 상기시킨다.
권승찬(1973 장흥 출생)은 유무형적 공공프로젝트의 시민 참여형 작업을 비롯한 융복합 미디어 설치를 통해 현존하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다루어왔다. 1999년 호남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한 후 ‹안녕하십니까! 권승찬입니다!›, ‹전국 명함발송 프로젝트›, ‹바셀린 프로젝트 소출력 라디오 방송›(광주, 안양, 서울 등, 2006~2010), ‹이주민라디오 방송› (광주 일대, 2015) 등을 진행했다. 2018년 광주미술상, 2012년 하정웅청년작가상을 수상했으며, 주요 개인전으로는 «광주시립미술관 청년작가 초대전: 권승찬 잇다»(광주시립미술관, 광주, 2018), «멀티미디어 권승찬 전»(갤러리현, 천주교광주대교구청, 광주, 2016) 등이 있다. 최근 참여한 단체전으로는 «인도네시아 현대도자 비엔날레»(자티왕기, 2019), «삿포로 눈축제 유키테라스»(삿포로, 2017) 등이 있다.